멤버 스토리

시티즌패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필터
캠페인
[이태원참사,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요?] OT 후기

들어가며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의 한 골목, 우리는 또 다시 많은 이웃을 잃었다. 그런데 이 참사엔 다양한 이름들이 있다. 10.29 이태원참사, 이태원참사, 10.29 참사, 핼러윈 참사, 이태원 압사 사고 등. 이름을 붙인 이들마다의 참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참사를 상상하는 방식이 다르다. 10.29 이태원참사 2주기를 맞아, 나는 어떻게 참사를 상상하는지 떠올려보았다. 20대 초반이었던 나에게 그날은, 놀아야 하는 날이었다. 마스크와 인원수 제한, 운영시간 축소 등 다양한 방역 지침으로 내 3년의 대학 생활은 날아갔다. 흔히들 간다던 MT도, 친구들과 떠나는 우정 여행도, 미루고 또 미루고 또 미뤘다. 그리고 드디어 방역 지침 대부분이 권고 사항으로 축소되었다. 때마침 중간고사도 3일 전인 26일에 끝났다.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친구들이랑 놀아야 했다. 오랜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만나지 못한 사람들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이미 내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피드엔 이태원 구석구석에서 행복해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한가득이다. 그렇게 우리는 그날 이태원에 갈 준비를 마쳤다. “야 오늘 이태원 사람 X많아 ㅋㅋㅋㅋ” 먼저 가 있던 친구들에게 메시지가 왔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들어갈 곳도 마땅치 않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방향을 틀어 근처 용산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어김없이 씻지도 않고 침대에 누워,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계속해서 넘긴다. 그리고 곧 수많은 메시지가 쏟아졌다. 주로 나의 위치를 묻는 내용들이었다. 모두가 자는 불 꺼진 우리 집에 나는 거실에 혼자 나와 티비를 본다. 실시간으로 뉴스가 보도된다. 멍했던 정신이 돌아오면서 나도 내 친구들이 그랬던 것처럼, 주변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이태원에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건다. 나는 그날 이후 여전히 사람이 많은 곳을 쉽게 가지 못한다. 출퇴근 시간엔 아빠에게 부탁해 차를 타고 이동하기도 하고, ...

2024-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