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공존을 위한 대화 실험 <한국의대화> 참여자 후기

데모스X
발행일 2024-01-26 조회수 110
국어사전에 보면 대화는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한국의 대화를 신청하고 나서 어떤 분과 대화 파트너가 될지 꽤 궁금했습니다. 앞으로 1시간 20분 가량의 대화를 나눠야 하는데 처음 본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성격이라 조금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과연 내가 오늘 처음 만난 사람과 사회적으로 논쟁점이 있는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잘 할 수 있을까? 서로 의견이 달라서 각만 세우다 그냥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리다 끝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윽고 파트너가 정해졌고 이번 행사에 참여한 분들 중에 가장 연배가 있어 보이시는 여사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내심 안도했습니다. 일단 누가 대화의 주도권을 가지고 이끌어가겠다는 그 미묘한 긴장은 좀 사라졌달까요? 저의 부모님 보다도 연배가 높아 보이는 분과 이견이 있는 사회문제를 가지고 논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그다지 즐겁지 못할 대화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서로 간의 사는 얘기를 먼저 충분히 했던 것이 정말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어르신께서 하시는 일에 대해서 듣고, 관심사에 대해 충분히 물어보고 제가 아는 것들에 대해서도 말씀드리니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더 많이 알려주시기도 했구요. 한참을 서로에게 편안한 상태에서 대화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행사의 주제였던 내용들을 가지고 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르신 파트너와 대화를 하면서도 느꼈지만 한국의 이런 어르신도 계시구나 생각을 여러번했습니다. 노키즈 존에 대한 입장이나 외국인 노동자 임금문제에 대한 입장에서도 모두 차별적이라 생각하신다고 했습니다. 또한 ‘동성 간의 혼인 또는 친구와의 가족 구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구성 자유를 보장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가지고 서로 간의 이견이 있음을 아는 상태에서 대화를 했습니다. 제가 “한 국가에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납세의 의무 등 여러 의무를 다하고 있는 상태에서 권리는 동등하게 누리지 못하게 하는 것은 차별적인 것입니다”라고 말하니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고 해주셨습니다. 
 
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 제가 살짝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하여 어르신들의 일자리(노인 일자리)는 앞으로 늘어갈 계획인데, 또 다른 사회적 취약계층인 장애인과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일자리에 대한 예산은 줄이고 있다고 하자 약간 의아한 표정으로 그러냐고 하셨습니다. 이렇듯 민감할 수 있는 여러 주제들을 가지고 대화를 나눴을 때 서로간의 적대하는 상태도 대화를 이어가진 않았습니다. 저는 그런 부분에서 여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렇게 유연하게 생각하고 계시는 어른들도 자주 볼 수 없어서 그렇지 있으시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대화는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지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나 게임 등과 관련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를 꽤 방문하는데요. 정말이지 이상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언제라도 자기 생각과 다른 얘기를 하거나, 누가 실수라도 한 것이 알려지면 모두가 달려들어서 린치를 가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야생 같았어요. 그렇지만 여기는 익명성의 공간, 영혼이 담긴 인격체이지만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또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서로간의 심한 표현을 스스럼없이 내뱉습니다. 마주 보며 이야기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그렇게 살라고 두고, 우리는 보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논하고 해결할 방안을 찾는 진지한 대화 자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쉽지 않겠지만, 때때로 한국사회가 발전하기 위한 어떤 대의를 가지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반동적이고 구시대적인 의견들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글을 마무리하면서, 이런 대화의 장에서 얻을 수 있는 효용이 정말 크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하게 되었고, 앞으로도 어떤 특정한 세대나 계층 및 주제로 묶이지 않은 채 다양한 사람들이 대화할 수 있는 자리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한국의대화>행사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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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대화>의 상세한 내용과 결과는 10월 11일 제 14회 아시아미래포럼 분과세션2 한국의대화 Korea Talk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성자 : 유한밀(kar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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