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젊치인을 키우고 있습니다> 패스-터디 참여 후기

진정성
발행일 2024.07.20. 조회수 88

뉴웨이즈의 책 <젊치인을 키우고 있습니다> 를 더 잘 읽고 싶어 북토크를 찾아보다 책을 보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패스-터디’를 발견했다. 정치에 대한 책이니 혼자 읽는 것보다는 더 알찬 독서 방법이 될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한 북스터디였는데, 덕분에 시티즌패스도 알게 되고 멤버십에 가입했다.

스터디는 총 2회차로 진행되었는데, 그 중 첫날 서로 관심 있는 사회문제를 소개하고 둘째 날 우리가 정치 이야기를 하기 힘든 이유에 대해 토론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2주간의 스터디에 참여하면서 정치, 사회 문제에 이렇게나 관심 있는 청년들이 많고, 다들 이렇게 빠삭하게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공론장, 공청회, 협의체, 활동가, 당사자성’ 등등 나에게는 낯설거나 처음 듣는 단어들이 오고 갔는데, 처음에는 이를 지켜보며 이 공간에 얕은 마음으로 온 것은 마치 나뿐인 것만 같아 조금 위축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쪼그라드는 마음을 뒤로하고 대화에 동참해 보니 평소 내가 체감하고 경험한 사회제도와 복지정책, 법이 곧 청년정책이자 정치로 연결되는 이야기임을 느낄 수 있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힘들게 출퇴근하다가 LH 임대주택에 당첨되고 나니 삶의 질이 훨씬 나아졌다. 만약 내게 예산을 준다면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데 투자하고 싶다. 이런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며 사용한 어휘나 용어가 적확하진 않아도 내 생각을 나누고 대화에 참여하는 데 문제가 되진 않았다. 내가 개인, 소시민, 노동자, 청년으로서 겪는 문제와 생각, 고민은 결국 사회 정치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첫날 뉴웨이즈와 젊치인, 정치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며 조금은 더 가까워지기 위한 질문도 오갔다. 각자가 관심 있는 영역이나 사회 문제에 대한 질문이었다. 평소 정치, 사회 분야에 큰 관심이 있었다거나 깊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기에, 내게 익숙한 ‘여성’, ‘노동자’, ‘청년’, ‘노년 돌봄’을 키워드로 이야기했다. 

개인적인 층위에서 시작된 이야기밖에 나눌 수 없다는 것이 조금 부끄럽기도 했는데,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첫 시작은 모두 개인 차원에서 경험한 부조리, 불편함,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는 결론이 지어졌다. 거기서부터 시작해 더 커지고 깊어진 것이다. 이런 인식이 생기고 나니, 두 번째 모임 때는 당사자성을 밝히며 자기소개를 하는 멤버들이 더 인상 깊게 다가왔다.

그리고 두 번째 모임에서 ‘우리는 왜 정치를 이야기하기 힘들까?’라는 주제로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내게 인상적인 답변은 1) 갈등, 논쟁, 의견이 다른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2) 효율적이고 중립적인 것을 좋은 것으로 인식하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였다. 그래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순환처럼 다양한 이야기와 다른 이야기를 더 많이 듣기 위해 젊치인과 이런 공론장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당사자들이 조금 더 각자의 이야기와 욕구를 더 편하게 발화할 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그런 다양한 이야기들을 조금은 더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고 일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이 공간에서 일단 나부터 이야기함으로써 ‘괜찮아 너도 이야기해 봐’라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처럼.

또 지금 내가 속해있는 환경에서도 조금씩 참여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없을지 찾아보았다. 불이익이 두려워 망설이던 노조 가입과 신청인이 없어 계속 진행되지 않는 노사협의회에 근로자위원이 되는 것을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애정이 없어 조용한 퇴사를 하는 것보단, 내가 속한 곳에서부터 조금씩 바꾸기 위해 실천하는 어른이 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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