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힘들어, 기사 읽기 습관.(부제:도란도란 뉴스터 함께하실래요?)

hyun
발행일 2024-07-29 조회수 199
뉴스 코멘터

뉴스터 만난 날

해마다 사소한 습관을 하나 쯤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 중 하나가 기사 읽는 습관이었다.

기사를 읽는 이유는 잘 살고 싶고, 잘 알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하루에도 새로움(NEWS)이라는 타이틀을 단 정보들이 쏟아졌다. 봐야할 것과 읽어야할 것들을 분별하기 어려웠다. 조회수 경쟁에 혈안이 된 뉴스 포털 사이트의 기사 제목은 온통 자극적이었다. 공론장이 되어야할 댓글창은 혐오의 재생산으로 이어졌다. 피로감은 가중될 뿐이었고 결국 기사 읽기를 습관에서 지워야만 했다. 무엇보다 혼자서 하니 재미가 없어 금새 싫증이 났다.

뉴스터를 알게 된 건, 4월 캠페인즈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진행한 ‘함께 기억 프로젝트’에 참여해 글을 업로드할 때 였다. 캠페인즈 사이트에서 뉴스터 3기 모집 페이지를 발견하여 들어가 보았다. ‘안전한 공간에서 좋은 멤버들과 시사 이슈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기사 읽는 습관을 들일 수 있어서', ‘여러 분야 기사를 읽고 기사 편식을 줄일 수 있었다’ 는 참여자의 후기에 눈길이 갔다. 습관에서 멀어졌는데 같이 하면 오래 할 수 있겠다 싶어서 곧바로 신청하기 버튼을 클릭했다.

Welcome to 뉴스터

며칠 후, 뉴스터 3기에 합류하였다. OT를 거쳐 뉴스터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어떻게 운영하는지 대략적인 흐름을 알 수 있었다. 처음 만난 멤버들과 간단한 자기소개를 거치고, 행동 강령을 숙지한 뒤 멤버들이 서로 구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독을 하면 서로가 어떤 기사를 공유했는지 혹은 어떤 기사에 코멘트를 남겼는지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마치 뉴스와 SNS가 결합된 사교장처럼 다가왔다. 광고나 혐오 없이 오직 뉴스로만 승부를 보는 깊은 사교장 같았다.

OT 이후 본격적인 모임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구글미트에서 열리고 있다. 뉴스터 멤버들은 진행자(도란)와 함께 먼저 5분 동안 뉴스터 준비운동을 한다. 멤버들이 직접 캠페인즈 뉴스란에 데려 온 뉴스들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이윽고 간단한 체크인으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간단한 자기소개나 근황을 나누고, 이끔이가 가지고 온 뉴스 한 편과 진행자가 가지고 온 뉴스 이렇게 총 2개의 기사를 함께 읽고, 코멘트 남기고, 생각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2시간이 훌쩍 지나곤 했다.

들어는 봤나, 뉴스토픽 챌린지

최근엔  진행 방식을 바꾸면서 ‘뉴스토픽 챌린지’ 가 도입되었다. 특정 주제와 관련된 기사들을 찾아 공유하고 기사를 가져온 이유나 기사에 대한 생각들을 자유롭게 나누곤 했다. 이를테면 채상병 특검법, 오송 참사, 아리셀 참사 그리고 안락사 등. 생각해 봄직한 주제들을 가지고 하나의 뉴스토픽 아래에 기사를 모으는 작업을 했다. 토픽을 기사 일자 별로 정리하니 한 눈에 보이는 타임라인이 완성되었다. 타임라인을 따라 사건의 인과 관계를 혹은 참사와 관련된 유사한 사례들까지도 찾아볼 수 있어서 생각의 폭과 너비를 넓혀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최근 발생했던 아리셀 참사를 뉴스 토픽으로 이야기 나누었을 때가 생각났다. 

아리셀 참사는 나와는 거리가 먼 일이라 생각했지만, 기사들을 모아 흐름을 쫓다보니 우리나라의 참사는 장소만 달라졌을 뿐 너무 비슷하고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걸 볼 수 있었다. 

책임자 부재, 안전 불감증, 피해자의 연대와 투쟁, 보상체계의 미비 등 일련의 참사를 보며 문득 내 친구의 죽음과도 겹쳐 마음이 먹먹했다. 학비를 벌러 공사장에서 근로하다 산재로 세상을 떠난 친구였다. 책임자의 사과와 유가족에게 피해 보상 등이 치뤄졌지만, 여전히 안전에 대한 대책은 미비하여 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하는 산재 사고들이 알게 모르게 벌어지고 있을 것 같단 두려움이 생겼다. 대한민국 땅에서 지내는 어떤 이들은 사고 이후에도 시간을 쫓아 살아가겠지만, 어떤 이들은 사고 이후 시간이 영영 멈춰진 채로 남아있다는 사실이 스몄다. 

뉴스를 읽는 이유, 이해의 심도를 더하는 일

뉴스를 읽고 생긴 희노애락의 감정부터 갖가지 생각들을 뉴스터 멤버들과 나누는 시간은 앎의 심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앎은 삶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공기처럼 떠다니지만, 때론 기사를 읽고 생각을 나누면서 이해의 심도를 더하게 된다. 내가 본 만큼, 내가 읽은 만큼 보이는 세상에 다른 이들의 의견이 포개어지는 경험을 하며 나는 세상을 이해할 실마리를 찾아나서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155번의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뉴스를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벌써 넉달 째를 향하고 있다. 덕분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155번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뉴스터 활동을 하며 캠페인즈에 남긴 뉴스 코멘트가 155개라는 뜻이다.) 때로는 뉴스 링크를 공유만 하기도, 때로는 타인이 남긴 기사에 좋아요 버튼만 누르거나 코멘트만 남기기도 한다. 누군가가 남긴 기사를 통해 내 주변을 살펴보기도 하고 몰랐던 걸 알게 되면서 세상은 파편처럼 흩어져 보여도 실은 보이지 않는 뿌리가 연결되어 조금씩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뉴스터 덕분에 어느 새 155번의 횟수처럼 뉴스 습관이 일상에 새겨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뉴스터 온라인 정기모임 모습. 필자는 좌상단.

 

캠페인즈 뉴스 보기👉 https://campaigns.do/articles 


안녕하세요 일상가(日相家) Hyun 입니다. 반복되는 일상(日常)에서 마주하는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음을 기억합니다. 순간을 기록하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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