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즌패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뉴웨이즈의 책 <젊치인을 키우고 있습니다> 를 더 잘 읽고 싶어 북토크를 찾아보다 책을 보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패스-터디’를 발견했다. 정치에 대한 책이니 혼자 읽는 것보다는 더 알찬 독서 방법이 될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한 북스터디였는데, 덕분에 시티즌패스도 알게 되고 멤버십에 가입했다. 스터디는 총 2회차로 진행되었는데, 그 중 첫날 서로 관심 있는 사회문제를 소개하고 둘째 날 우리가 정치 이야기를 하기 힘든 이유에 대해 토론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2주간의 스터디에 참여하면서 정치, 사회 문제에 이렇게나 관심 있는 청년들이 많고, 다들 이렇게 빠삭하게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공론장, 공청회, 협의체, 활동가, 당사자성’ 등등 나에게는 낯설거나 처음 듣는 단어들이 오고 갔는데, 처음에는 이를 지켜보며 이 공간에 얕은 마음으로 온 것은 마치 나뿐인 것만 같아 조금 위축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쪼그라드는 마음을 뒤로하고 대화에 동참해 보니 평소 내가 체감하고 경험한 사회제도와 복지정책, 법이 곧 청년정책이자 정치로 연결되는 이야기임을 느낄 수 있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힘들게 출퇴근하다가 LH 임대주택에 당첨되고 나니 삶의 질이 훨씬 나아졌다. 만약 내게 예산을 준다면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데 투자하고 싶다. 이런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며 사용한 어휘나 용어가 적확하진 않아도 내 생각을 나누고 대화에 참여하는 데 문제가 되진 않았다. 내가 개인, 소시민, 노동자, 청년으로서 겪는 문제와 생각, 고민은 결국 사회 정치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첫날 뉴웨이즈와 젊치인, 정치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며 조금은 더 가까워지기 위한 질문도 오갔다. 각자가 관심 있는 영역이나 사회 문제에 대한 질문이었다. 평소 정치, 사회 분야에 큰 관심이 있었다거나 깊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기에, 내게 익숙한 ‘여성’, ‘노동자’, ‘청년’, ‘노년 돌봄’을 키워드로 이야기했다. 개인적인 ...
2024-07-20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까?” 의미 있고 좋은 일을 하는 만큼, 우리를 더 잘 알릴 수 있는 콘텐츠/브랜딩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저는 매일 ‘기사’라는 이름의 콘텐츠를 만듭니다. 인생 최고의 가치를 ‘재미’로 두고 있어서, 늘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순 없을까 고민하곤 하는데요. 지난 7월 17일,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8층 스카이라운지에서 열린 ‘[콘텐츠/브랜딩 경험.zip] 나는 ‘노잼’은 딱 질색이니까’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퇴근 후 참석하는 평일 7시 반, 좀 피곤하지 않을까 싶었던 우려가 무색했습니다. 모임이 재밌어서 시간이 금방 가는 바람에 “모임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는 피드백을 남겼거든요. 모임 이름에 걸맞게 재미도 의미도 가득했던 시간을 소개합니다. [콘텐츠/브랜딩 경험.zip] 나는 ‘노잼’은 딱 질색이니까 비가 내리다 그쳤다 하는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20여 명이 자리를 채웠습니다. 모임은 콘텐츠 제작 및 브랜딩 과정에서 어떤 것이 힘든지에 대한 설문으로 시작했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된 두 항목은 “콘텐츠를 제작할 시간 부족”, “키 메시지 전달의 어려움”이었습니다. 여러분께도 낯선 고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공감하며 ‘콘텐츠 유통’을 추가로 적어넣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숲’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체크인 ㅣ 누가누가 왔을까요? 서로를 소개하고, 알아가요! ‘먼저 말을 걸어도 될까’ 조금 멋쩍게 앉아 있던 시간도 잠시, ‘물살이 파티’가 진행됐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한 사람씩 총 세 분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서로를 소개하며 알아갔습니다. ‘먼 곳에 있는 분과 먼저 만나라’는 진행자 트리님의 안내에 따라 자기소개와 모임에 온 이유를 주고받았습니다. 환경 관련 단체 인턴부터 브랜딩 담당자, 사회적 기업 마케터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을 만났습니다. 인사를 하고 각자의 이야기와 경험을 나누니, 소셜 섹터라는 공동체에 ...
2024-07-19
‘정치가 다 그렇지’, ‘정치는 안 변해’ 불신의 대상을 뽑는 여론조사에서 매해 등장하는 직업이 ‘정치인’이죠. 시민들이 정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쉬운 예시이기도 합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모두 다 정치가 문제라는데… 그럼 정치는 어떻게 해야 바뀔까요? 이 질문에 답을 찾아가고 있는 ‘뉴웨이즈’를 시티즌패스의 북토크에서 만나봤습니다. ‘“쫌 치는” 캠페인 기획’,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같이 살펴보시죠! 좋은 캠페인은 메시지와 솔루션, 문화 속에서 만들어진다 7월 12일 금요일 저녁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10층에 ‘“쫌 치는” 캠페인 기획’을 위해 30여명의 시민이 모였습니다. ‘“쫌 치는” 캠페인 기획’은 시티즌패스 소개와 테이블별 참가자 자기소개, 뉴웨이즈의 이야기와 테이블 토크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자기소개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고 있어요. 간단한 자기 소개 후 진행된 뉴웨이즈의 이야기에선 뉴웨이즈는 왜 정치를 택했는지, 어떻게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했는지를 사례와 함께 풀어냈는데요. 먼저 박혜민 대표가 뉴웨이즈가 세운 목표, 캠페인과 솔루션을 연결시킨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박 대표는 “캠페인만 있다면 메시지 전달에 그치고, 솔루션만 있다면 우린 이해하지만 대중에게 다가갈 수 없다”라며 2021년부터 진행했던 다양한 사례들이 “메시지와 솔루션이 모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혜민 대표의 이야기에 멤버들이 빠져들고 있어요. 박 대표는 실제 뉴웨이즈가 진행했던 활동을 준비하며 “여러가지 선택지 중 하나만 남겼을 때 우리가 가장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으려 했”고, 이게 “좋은 캠페인을 만드는 방법”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대표는 “‘시스템을 만들면 사람들이 잘 할 거야!’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라면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누구에게, 어떻게 우리의 캠페인을 전달할까 뉴웨이즈의 곽민해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보다 구체적인 사례들로 뉴웨이즈는 목표와...
2024-07-15
‘우리 조직 모금,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 ‘다른 단체는 후원자 확보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후원 담당자로 일을 시작하며 항상 궁금했던 질문을 던져주는 모집 글에, 한편으로는 좋은 책과 더불어 같은 고민을 가진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라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신청한 모임이었습니다. ▲ [패스-터디 01] '잠재후원자 모금' 책 같이 읽고 후원자 늘려볼 사람? 진행 모습 📚 이번 패스-터디는 이렇게 진행되었어요. 첫 모임은 빠띠와 시티즌패스 그리고 2회차로 진행될 이번 패스-터디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들은 후, 자기소개를 하며 시작되었는데요. 그 후에는 <비영리단체 성장 공식, 잠재후원자와 모금> 책과 함께 자유롭게 후원에 대한 고민과 질문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시간 동안 각 조직의 캠페인 진행 방식, 후원자 관리 방법, 잠재후원자 발굴 방법, 후원 담당자로서의 개인적인 고민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조직 후원 기획을 앞둔, 후원 캠페인을 진행 중인, 그리고 최근 후원 캠페인을 마무리한 조직 등 다양한 참여자분들이 함께했기에 정말 풍성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참여자분들 모두가 2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져 아쉬웠다고 입 모아 말하며 헤어진 첫 모임이었기에, 큰 기대감을 안고 참여한 두 번째 만남은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고민을 다루는 시간이었습니다. 책 속 인상 깊은 문장, 그리고 다음 모임에서 기대되는 점을 미리 나누고 만난 자리여서인지 더 깊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함께 서로의 조직을 위해 후원 리워드, 후원자와의 소통 방법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고민하는 그 시간이 지금까지도 참 따뜻하게 기억됩니다. 혼자 <비영리단체 성장 공식, 잠재후원자 모금>을 읽었다면 절대 생각해 볼 수 없었을 지점들이 많았기에, 두 번의 모임을 마치니 조직에 돌아가 시도해보고 싶은 일들과 별표만으로 노트가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누군...
2024-07-11
비영리 활동을 하거나 시민사회에서 일을 하면서 ‘후원’과 ‘모금’을 고민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후원자를 늘릴 수 있을까?” 한 번쯤 고민해 봤다면 그 막막함을 아실 텐데요. 장마의 시작을 앞둔 7월 8일 시티즌패스에서 진행된 북토크 ‘잠재후원자 발굴 A to Z’는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자리였습니다. 50여 명의 참가자들은 누구나데이터의 백성주 팀장의 이야기와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활동을 어떻게 알리고, 잠재후원자들에게 동행을 요청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했습니다. ▲진행을 맡은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오동운 활동가(저..입니다). 많은 참가자가 고민을 나누기 위해 참여했다. 모금과 후원. 이것 때문에 어렵고, 뿌듯했다 이번 행사는 간단한 참가자 자기소개와 북토크에 앞서 진행된 ‘패스-터디’ 소감 공유, 누구나데이터 백승주 팀장의 발표와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는데요. 처음 보는 사람들이 모여있던 테이블에선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어색한 분위기가 풀렸습니다. (서로의 조직과 활동을 공유하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라는 게 느껴졌죠.) 타운홀로 진행된 사전 질문에선 모금과 후원에서 참가자들이 느낀 어려웠던 점, 뿌듯했던 점을 모았습니다. 가장 많이 선택된 어려웠던 점은 ‘적절한 모금 솔루션(22명)’이었고, ‘잠재후원자 마련(16명)’과 ‘모금아이템의 효과,적합성(16명)’이 뒤를 이었고요. 반대로 뿌듯했던 점은 ‘후원자의 후원 이유를 들었을 때(20명)’, ‘후원자가 늘었을 때(20명)’가 가장 많았습니다. ▲빠띠 타운홀에 참가자들의 모금과 후원에 대한 고민이 모였다. 잠재후원자를 찾고 계획을 세울 때 후원, 모금이 보인다 ‘오늘 행사에 모인 우리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구나’ 생각할 때 즈음 공익법센터 어필의 윤근휴 팀장이 ‘비영리단체 성장 공식, 잠재후원자 모금’을 읽고 난 소감을 공유했는데요. 윤 팀장의 발언 중에서 “특히 뉴웨이즈의 사례가 사업과 후원이 결합되고, 자연...
2024-07-10
지난 4월 23일, 시티즌패스 4월의 만남 <쓸데 잇는 이야기>에 다녀왔다. 비영리/소셜섹터에서 활동하는 3년 차 이하 활동가들이 모여 고민과 걱정을 나누는 자리였다. “나도 저연차 활동가인데! 너두?”라고 반가워하며 인사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얼마나 될까? 조직 밖에서 홀로 활동하는 것이 외롭고 버거워질 때쯤 들려온 소식이라 더욱 반가웠다. 모임은 크게 호스트의 발표, 사전 설문 결과를 나누는 브리핑 시간, 다 같이 이야기 나누는 테이블 토크와 뒤풀이로 이어졌다. (개인적으로 비건 피자와 맥주가 제공되는 뒤풀이 시간을 참 좋아한다 호호..) 나는 빠띠 활동가 태이님 제안으로 호스트를 섰는데, 무얼 나눌지 고민하다 3년 동안 조직 밖에서 콘텐츠를 만들며 사회문제와 소셜섹터를 알려온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영리 기업의 마케터가 될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환경운동가를 꿈꾸고 있었다는 이야기, 그렇게 소셜섹터에 들어왔다가 결과적으로 조직 밖에서 개인 창작자로 활동하게 된 이야기. EFG(이엪지)라는 작은 매체이자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하며 든 고민 등.. 활동이라는 주제를 포괄한 일종의 커리어패스를 나눴던 것 같다. 왜 나는 조직 밖에서 활동하고 있는 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활동, 운동이라는 게 비단 활동가만의 역할이 아니기를 바랐다. 시민이라면 누구나 문제를 의식하고 이웃과 불평을 나눠도 보고, 좀 더 나아간다면 조직화도 해보고 목소리를 내면서 그렇게 조금씩 활동의 범위를 키워나가는 것. 특정한 사회적 가치에 집중하는 운동보다 운동의 방식과 철학을 고민하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참여하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자기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이해하고,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어 사회적 활동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을까? 내가 내린 결론은 “자기 이야기로 가볍게 시작하자”였다. 가볍게, 친구와 수다를 나누듯이. 개인의 작고 좁고 느린...
2024-04-30
이야기 모임 참여자 단체 사진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우리가 쾌적하게 살아갈 권리를 꿋꿋하게 지켜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꿋꿋 프로젝트 ‘포기하지마, 집!’을 기획하고 그 피날레로 꿋꿋하데이(DAY)를 진행했어요. 캠페인즈는 ‘꿋꿋하게 함께 살자 프로젝트’와 ‘이야기 모임’으로 참여했는데요. 4월 20일,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3층에서 이야기 모임, 공론장까지 관심 분야에 따라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습니다. 각자의 고민을 짊어진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한 것만으로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꿋꿋하게 잘 지내다가 굿굿한 집을 지키기 위해’ 만났던 시간이었달까요.🤭 아쉽게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이야기 모임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전해드릴게요! 발제 중인 참여연대 박효주 팀장 “주거불평등을 심판하고 주거권에 투표하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에서 활동하는 박효주 팀장은 참여연대 활동 중에서도 주거권과 관련한 부분을 자세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주거 문제가 심화되는 것은 정치적 선택의 결과라고 지적하며, '총선주거권연대'를 꾸린 배경과 문제의식을 설명했어요. 세계 불평등 연구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해요. 한국의 경우 소득 수준이 악화되는 것이 극명하게 보이고 있고 특히 반지하 문제, 공공임대 사업 예산 삭감 등 산적한 문제에 더해 전세사기, 깡통전세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도 국가적 조치가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주거권과 관련해 정책요구안 발표, 공약평가, 정책대응, 관련 기고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요. 캠페인즈에서도 참여연대의 캠페인을 자주 만날 수 있지요. 주거 정책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 청소년, 이주민 등 주거 지원/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22대 국회 기간에도 참여연대는 정책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주거 불평등이 문제라고 생각하신다면,&n...
2024-04-29
저는 오래된 우리 동네 나무들, 그늘을 만들어 주는 가로수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때때로, 그 오랜 세월을 증명하는 굵은 밑동만 남기고 잘려진 가로수들을 보게 됩니다. 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왜 잘려졌을까요? 잘린 후에는 다시 심어질까요? 어떤 이유로든, 잘리기 전에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기후 위기로 인해 점점 더워지는데 가로수를 자르기보다는 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가로수는 정부 기관에서 관리합니다. 그러나 관련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전화로 문의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진척이 없었습니다. 사회 문제에 대한 비판은 하지만, 해결법은 잘 몰랐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빠띠의 '데이터 기본교육' 모집 공고를 보고 망설임 없이 참여했습니다. '데이터로 사회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요!'라는 문구가 저를 끌어당겼습니다. ⏶ 지난 3월 진행한 시티즌패스 3월 데이터 기본교육 교육은 3주 동안 총 3회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첫 날에는 '데이터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를 살펴보았고, 둘째 날에는 '공익중개사', '춘천 폐지수집 리어카'와 같은 저의 관심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액티비즘 사례를 접했습니다. 이미 기관에 쌓인 방대한 데이터를 정리하고 선별하여 유의미한 결과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저의 관심사도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참가자들의 관심사를 공동 칠판에 모아보는 시간도 있었는데, 다양한 주제가 흥미로웠습니다. '데이터'라는 하나의 교육을 통해 수많은 이슈가 해결되거나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생기더군요. 마지막 날에는 내 관심사에 대한 공공데이터를 찾는 방법을 배우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직접 검색하고 정리하면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가늠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가장 도움이 된 시간이 아니었나 합니다. 아니면 또 영영 묵혀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관심 이슈를 함께 모으고, 관련 데이...
2024-04-08
0. 세월호 참사가 언제였더라..? 우리가 평소에 기억하고 다니는 날은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공휴일이나 기념일, 그리고 사람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날일 것이다. 크리스마스나 삼일절, 빼빼로데이 같은 날이나 부모님의 생신, 내 생일, 애인 혹은 배우자와의 중요한 기념일들은 때론 일부러 기억하려고 하지 않아도, 각자에게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기억에 잘 남는다. 사실 나에게 ‘세월호 참사’는 충격이 컸던 사건이기는 하지만, 평소에 크게 상관없는 일이기도 했다. 참사가 발생한 2014년에는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생이 된 상태였고, 단원고와 연결점이 없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학부모인 상태도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캠페인즈의 [함께, 기억]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에는 세월호 참사가 4월에 발생했다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 무슨 달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도 모르는 사람이 왜 [함께, 기억]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됐는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한참 지났는데도, 여전히 위험한 상황에서 국가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때는 ‘가만히 있으라’더니, 가만히 있어도 될 때는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를 보내는 ‘문자 사고’와 할로윈을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백명이 넘게 길거리에서 죽음을 당하는 ‘이태원 참사’는 모두 2023년인 작년에 발생했다. 10년 전과 1년 전이 나아진게 크게 없다는 이야기다.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그리고 무엇을 해야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지. 그리고 왜 기억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함께, 기억]프로젝트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게 됐다. 1. 세월호 참사를 함께 잘 기억하려면 3월 14일 목요일 ...
2024-03-27
다큐 <그레이존>(주현숙 감독) 상영회, 영화를 소개하는 캠페이너 제이(사진/백아인) 2024년 3월 22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다큐 <그레이존>(주현숙 감독) 상영회가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10층에서 열렸다. ‘4.16재단’과 ‘사랑의 열매’의 지원을 받아 캠페인즈가 주관한 이 상영회에서는 "함께 기억"을 공유하기 위해 모인 캠페이너들 및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특별히 모여 영화를 감상하고 감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기자란 무엇인가 세월호 다큐 <그레이존(Gray Zone)>은 흑백 사이 모호하게 연결된 기자들의 이야기다. 세월호 참사는 언론에게 화살이 몰렸던 사건이다. 상황이 어떠한지 언론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현장의 팩트를 명확히 전달했어야 했던 언론이 우왕좌왕했던 것을 우린 기억한다. 세월호 침몰이란 속보로 심장을 철렁이게 했다가, 모두 구조되었다는 엉성한 안심을 주다가, 다시 침몰이라는 절망을 던졌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피해자 마음보다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을 위해 몰래 혹은 억지로라도 카메라를 무기처럼 들이밀었다. 결국 2차 가해자가 되어 버린 뒤, 그들이 만난 것은 유가족들로부터 오는 강력한 불신의 벽, 그리고 섣불리 정부 눈치를 봐 버린 자신의 무능, 이도 저도 할 수 없던 무기력이었다. 그들은 취재의 사명이 있었으나, 바다 너머를 볼 수 없었고, 해경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유가족 제보보다 정부의 ‘구조하고 있다’는 말을 믿었다. 의심할 수 없었던 자신에 실망하고, 아비규환의 현장에 절망했던 기자들. 자신을 기자라 말하기조차 어려웠던 순간. 메타적으로 보기 영화는 기자들의 참회록으로 보인다. 기자들은 들고 있던 카메라를 돌려, 자신을 카메라 앞에 두고 그날을 고통스럽게 떠올려 본다. 그들은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동시에 관객은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 고민하게 된다. 세월호 참사에 관한 다큐 <그레이존>의...
‘명탐정 코난’(이하 코난)은 만화책 기준 올해까지 약 30년째 연재중인 유명한 추리 만화다. 필자는 애니메이션으로 코난을 자주 봤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증거들을 수집해서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 코난의 모습이 정말 멋있고 재밌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코난 만화에 대한 흥미는 떨어졌지만, 비슷하게 내 눈길을 사로잡는 게 있었다. 바로 JTBC의 ‘팩트체크’코너다. 수많은 가짜 정보(뉴스)를 ‘의심’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에 대해 일반 시민들도 알기 쉽게 근거를 들며 통쾌하게 검증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팩트체크는 멋있고, 나도 따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와중, 캠페인즈에서 시민팩트체커를 모집하고, ‘시민팩트체크 기초 교육’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해 빠르게 신청했다. 나는 전체 교육 중 2회차와 3회차 교육을 들었다. 팩트체크와 관련된 지식과 경험들 중 인상깊었던 점 3가지를 후기로 남기고자 한다. 우선, 팩트체크 대상을 찾는 건 쉬우면서 어렵다. 팩트체크 교육중에 인상 깊었던 예시가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현장이라며 틱톡에 돌아다니던 영상을 검증한 것인데, 영상 속에 등장하는 호텔을 구글 어스에 검색해 영상과 동일한 구도의 이미지를 찾았던 것이다. 이런 팩트체크의 경우, 크게 품을 들이지 않고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팩트체크 아이템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본격적인 팩트체크를 하지 않을 때는 왠지 많이 본 것 같은 허위정보들은 사실 평소에 꼼꼼하고 비판적으로 여러 정보를 수용하는 태도를 가져야 볼 수 있다는 점을 느꼈다. 실제로 내가 선정하고 준비한 팩트체크 아이템인 ‘의대 정원 확대의 공익성’의 경우, 검증하기가 너무 까다롭기도 하고 이미 검증된 내용도 많아 새로 팩트체크를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팩트체크 교육에 참가한 다른 사람들이 준비해온, 재밌거나 검증하기 용이한 팩트체크 아이템을 보며 ‘와 세상은 넓구나’라는 감상이 들었다. 다음으로, 팩트체크의 정의에 대해 보다 ...
2024-03-15
여러분 안녕하세요 :-) 사단법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Engineers and Scientists for Change) 노다해입니다. 우선 제 소개를 간략하게 해볼게요. 저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어요. 대학원에서는 데이터를 뽑고,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x, y축 (가끔 z축까지) 위에 예쁘게 담아낼 수 있을지, 요리조리 머리를 굴렸답니다. 그래서 본 행사에 신청할 때에는 ‘데이터 시각화’라는 단어에 꽂혀서 신청했어요. 모집 글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공론장’이나 ‘네트워킹’이라는 단어는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았어요. 하지만 행사 당일, 화면에 띄워진 ppt와 더불어 참석자분들의 자기소개를 듣고 있자니,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어요. 행사의 소개 페이지를 찾아 다시 읽어보니 ‘데이터 시각화’는 아주 작은 부분이고, 누가 봐도 ‘공론장 기획자’들의 ‘네트워크’가 주목적인 게 분명하더라구요. 이렇게 인간의 인지 능력은 믿을 것이 못 됩니다. 자기 관심사에 따라서 현실을 왜곡해 버리니 말이에요 하하. ⏶모임 참여자의 데이터 시각화 결과를 살펴보는 공론장팀 활동가 조아 ©Parti 익숙한 듯 새로운 데이터 시각화 툴 Kumu 행사는 크게 두 부분으로, 공론장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시간과, 맥주와 함께하는 자유로운 뒤풀이 겸 네트워킹 시간으로 나뉘었어요. 개인적으로는 ‘공론장 데이터’가 잘 와닿지 않아서, 이번 후기 글에서는 ‘공론장에서의 논의’라고 표현해 볼게요. 공론장에서의 논의를 시각화하는 데에는 Kumu라는 툴을 사용했어요. Kumu에서는 어떤 중요한 사건이나 쟁점들을 동그라미(노드)로 표현하고, 연결고리가 있는 동그라미 사이에는 선(링크)을 그어서 연결해요. 노드와 링크를 특정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었고, 링크의 속성에 따라 실선, 점선, 화살표 등의 모양으로 표시할 수 있어요. 분류에 따른 색 조합도 제가 일일이 고를 필요 없이 적당히 예쁘게 골라서 색을 입혀주더라고요. 모름지기 시각화라면 ‘예쁜’게 제일 중...
2024-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