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스토리

시티즌패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필터
N월의 만남
<교육이라는 유난한 도전>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특히 '교육'은 '유난한 도전'이라고 불릴 만큼 복잡하고도 어려운 문제의 영역이다. 모두 하나같이 공감이라도 되었는지 '교육의 유난한 도전'이라는 제목 아래 평일 저녁시간을 내어 모이게 되었다. 나는 호스트였던 트리님의 제안으로 나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교육을 향한 유난했던 도전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덕분에 그동안의 여정을 톺아볼 수 있었다. <교육이라는 유난한 도전> 3월 모임의 현장 사실 나는 최근 2년간 교육과 관련된 일을 그만두고 나다움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였다. 8년 정도 대한민국의 교육 문제해결을 위해 청소년 공간,교육,라이프스타일 등을 건강하게 바꾸는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다가 현재는 여행을 다니며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었다.그래서 교육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고민이 들었었다. 하지만 빠띠의 시티즌패스 멤버십분들의 소개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꼭 교육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교육에 관심있는 분들이 모여계신 플랫폼이였기에 고민은 뒤로할 수 있었다. 요즘 저출산 관련해서 사교육비,교육 등에 대한 뉴스가 연일 쏟아지고 있던 와중,진짜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환기가 절실했던 참이기도 했다.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교육 문제에 대한 공감과 시도했던 유난한 도전들 등에 대해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누가' 이 모임에 오실지 제일 기대했던 것 같다. <교육이라는 유난한 도전> 3월 모임 아이스브레이크 짧게나마 모인 분들의 자기소개를 나누게 되었다. 대학생,대안학교 선생님,청소년지도사,사회공헌 등 다양한 역할을 맡고 계신 분들과 만날 수 있었다. 교육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영리/영리/학교 등 넘나들며 생태계가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작은 가설이 있었는데, 이 자리가 품었던 가설의 모형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너무 반가웠다. 그렇게 짧은 아이스브레이킹을 마치고, 나와 트리님의 '유난한 도전'의 여정을 소개하며 좀더 깊고 면...

2024-03-12

공론장 기획자 네트워킹 모임 후기

공론장을 열고 의견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인 귀한 이야기들을 어떻게 공유하고 나눌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던 차 보게 된 공론장 기획자 네트워킹 모임. 보고서·자료집이 아닌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한 장으로 공론장을 공유할 수 있다니 새로운 접근에 가슴이 뛰어 동료 기획자를 부추겨 함께 참여했습니다.    모임은 이렇게 진행되었어요.  시티즌패스와 빠띠 크루에 대한 간단한 소개 후, 연결을 위해 모인 기획자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관심 주제, 공론장과 관련된 고민, 기대하는 점을 간단히 이야기 나눠보았어요. 저 또한 #청소년#청년#교육#마을#갈등 등의 키워드를 꺼내보았습니다. 그 잠깐 사이에도 공통 관심사와 비슷한 고민 지점을 가진 크루분들을 만나게 되어 굉장히 반갑고 설렜답니다. 이외에도 #젠더#여성#기후위기#청년#마을#외국인주민 등의 다양한 키워드로 공론을 기획 중이신 기획자님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쿠무를 통해 데이터 시각화를 설명하고 있는 공론장팀 활동가 조아, "복잡한 데이터 정리하기 참 쉽죠?" ©Parti 체크인 이후 공론장팀 조아님과 함께 본격적인 공론장 데이터 시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활용한 플랫폼은 <kumu.io>입니다. 먼저 조아님께서 준비해 주신 데이터 시각화 샘플을 보며 어떻게 요소를 추가하고 범례를 설정하는 지 맵핑 샘플을 보며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30분 간 직접 작업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kumu.io는 저도 처음 접하는 툴이었는데 회원가입부터 element* 추가, 연결까지 하나하나 같이 해보니 금방 익숙해지더라고요. (물론 아직 기초 수준이지만요.) 저는 프로그램에 적응 할 겸, 그날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던 마을공동체 연구에 관한 질문으로 맵핑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포토 보이스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려면?’이라는 질문을 토대로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엮어보며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을 한...

2024-03-11

‘평화 알못’이 팔레스타인 평화 집회에 가봤습니다

이 글은 시티즌패스의 '팔레스타인 평화를 바라는 집회, 같이 가요!'​​의 후기이지만 사실 저는 평화를 그렇게 깊게 고민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태어났을 때도 전쟁의 위협은 없었고, 살아오는 내내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면 ‘전쟁과 내 삶은 큰 연관이 없겠다’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새벽에 능률이 가장 높은 새벽형 인간입니다. 출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 주중엔 어쩔 수 없이 일찍 일어나지만 주말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새 나라의 어른(?)으로 살고 있는데요. 그래서 시티즌패스의 ‘팔레스타인 평화를 바라는 집회, 같이 가요!’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도 고민했습니다. 이제 막 일어나서 비몽사몽 할 시간인 토요일 낮 1시에 진행되는 집회는 큰 마음을 먹어야 참석이 가능했습니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잔뜩 들어찬 토요일 아침 힘겹게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켰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청계천 광장이 집에서 멀지 않아서 금방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꽤 쌀쌀한 날씨에 차가운 바람이 잠에서 깨라고 독촉했고, 긴 시간 앉아있을 생각을 하니 카페인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평소엔 잘 마시지 않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10분 정도 일찍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전쟁을 만드는 나라의 시민으로 살고 싶지 않다" 찬 바람에도 멸종반란의 집회엔 7명의 이야기와 하나의 시, 하나의 연주로 진행된 오픈 마이크에서 전쟁의 종식을 바라고,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 나왔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각자의 삶에서 평화를 바라는 마음들이 모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전쟁의 종식을 바라며 팔레스타인 아동의 입장에서 편지를 쓰고, 누군가는 시를 쓰면서, 또다른 누군가는 이스라엘산 자몽과 복숭아의 소비를 보이콧하면서 평화를 꿈꿨습니다.  특히 인상깊었던 몇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려 하는데요. 이날 오픈 마이크에서는 전쟁없는 세상 쭈야, 펭귄 활동가가 발언뿐만 아니라 연주를 통해 전쟁의 종식을 바라는 마음을 나누...

2024-03-08

우리 사회의 공존을 위한 대화 실험 <한국의대화> 참여자 후기

국어사전에 보면 대화는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한국의 대화를 신청하고 나서 어떤 분과 대화 파트너가 될지 꽤 궁금했습니다. 앞으로 1시간 20분 가량의 대화를 나눠야 하는데 처음 본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성격이라 조금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과연 내가 오늘 처음 만난 사람과 사회적으로 논쟁점이 있는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잘 할 수 있을까? 서로 의견이 달라서 각만 세우다 그냥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리다 끝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윽고 파트너가 정해졌고 이번 행사에 참여한 분들 중에 가장 연배가 있어 보이시는 여사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내심 안도했습니다. 일단 누가 대화의 주도권을 가지고 이끌어가겠다는 그 미묘한 긴장은 좀 사라졌달까요? 저의 부모님 보다도 연배가 높아 보이는 분과 이견이 있는 사회문제를 가지고 논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그다지 즐겁지 못할 대화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서로 간의 사는 얘기를 먼저 충분히 했던 것이 정말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어르신께서 하시는 일에 대해서 듣고, 관심사에 대해 충분히 물어보고 제가 아는 것들에 대해서도 말씀드리니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더 많이 알려주시기도 했구요. 한참을 서로에게 편안한 상태에서 대화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행사의 주제였던 내용들을 가지고 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르신 파트너와 대화를 하면서도 느꼈지만 한국의 이런 어르신도 계시구나 생각을 여러번했습니다. 노키즈 존에 대한 입장이나 외국인 노동자 임금문제에 대한 입장에서도 모두 차별적이라 생각하신다고 했습니다. 또한 ‘동성 간의 혼인 또는 친구와의 가족 구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구성 자유를 보장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가지고 서로 간의 이견이 있음을 아는 상태에서 대화를 했습니다. 제가 “한 국가에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납세의 의무 등 여러 의무를 다하...

2024-01-26

리디아와 로사의 낯선 만남 ‘우리의 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과거의 미지는 현재의 일상 우리 사회는 하루하루 순간순간 과거에는 ‘미지’였던 시간을 지나고 있다. 그럼에도 미지가 현재의 일상이라는 가까운 개념보다는 여전히 두려움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게다가 다름은 혐오의 이음동의어가 되어버린 세상에 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앎에 집착한다. 지식은 위계를 형성하고, 학벌은 권력이 되었다. 이처럼 굳고 단단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만나고 대화하는 것을 어렵고 불편하게 느끼기 마련이다. 일과 관련하여 리서치를 하던 중 ‘한국의 대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책도 중요하지만 사람은 더 중요하다는 믿음에서 오랜 시간 ‘연결과 공감’을 주제로 강연을 해왔던 터라 더 많이 관심이 갔다. 서로 다른 빛을 가진 별이 모여 무수히 빛나는 은하처럼 서로 다른 이야기를 가진 우리의 대화가 이 사회에 어떤 파장을 지어낼지 자못 궁금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이슈를 아우르는 10개의 설문을 온라인으로 응답하고 참가신청을 했다.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진 낯선 이와 1시간 동안의 대화라니, 게다가 50명의 집단이 한 공간에서? 미지를 탐사하는 실험에 가슴이 뛰었다. 참가 확정 문자를 받았을 때 새로운 항해가 시작되었음을 직감했다. 즐거운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미지는 두려움이 아닌 설레임일 수도 있다.   관점은 달라도 본질이 닮았다 9월 23일 토요일 인사동으로 가는 길은 무척 날씨가 좋았다. 약속한 공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살피니 역시 비슷한 기대감과 호기심이 느껴졌다. 진행자는 말랑한 ‘대화 가이드’와 서로를 돌보는  ‘함께 지킬 약속’으로 대화의 방식을 소개했다. 50여명의 참가자는 맞선 프로그램처럼 이름을 불리며 설문응답을 바탕으로 정해진  짝꿍을 만났고, 함께 장소를 이동하는 과정이 긴장감 마저 자아냈다. 오늘 만난 내 짝꿍 이름은 리디아, 나는 ‘로사’라고 소개했고, 서로 편하게 호칭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얘기를 나누다 보니 성별만 같을 뿐 우리는 다른 점이...

2024-01-26

사회 공존을 위한 대화 실험, <한국의 대화> 참여 후기

친구가 보내준 링크를 통해서 우연히 '한국의 대화'라는 사회 실험을 알게 되었다. 서로 성향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단순히 이해하고 무심결에 참가 신청을 했다. 참여 대상자로 선정이 되었다는 메시지와 함께 설문을 하라는 안내가 왔다. 질문을 읽어보니 대부분 논쟁적인 주제들이었다. 기후/환경에 대한 관점, 동성애에 대한 관점, 노동조합에 대한 관점, AI와 정년 이슈까지. 설문에는 성실하게 내 생각대로 응답했지만 행사 당일이 걱정되었다. 설문에 응답하다 보니 이렇게 논쟁적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두렵게 느껴졌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이나 댓글 테러, 심지어는 물리적 가해까지도 가해지는 세상 아니던가.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였지만 불의의 순간에는 7년간 수련한 주짓수로 내 몸을 보호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행사장에 갔다. 분주히 행사가 준비되고 있었고 나는 적당한 곳에 앉아 사람들을 관찰했다. ‘인상을 보아하니 젠더운동가이신가?’, ‘저 분은 환경운동가처럼 생기셨네’ 따위의 상념들로 머리를 채웠다. 낯선 사람과 대화해 보는 것 자체가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더 긴장되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직업을 가져서 낯선 이와의 대화도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떨렸다. 행사가 시작되고 행사의 취지 등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여서 이야기를 한다면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는 어떻게 보면 당연하기도 하고, 나이브하기도한 이 행사가 과연 얼마나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까. 나는 회의적이었고 일회성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고 자리에 임했다. 대화 상대가 정해지고 상대방 분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주 앉은 우리는 정말 다른 점이 많았다. 생물학적 성별도 남성과 여성으로 달랐고, 사는 곳도 인천과 충남으로 달랐다. 하물며 마시는 음료도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나와 달리 따듯한 ...

2024-01-26

'비동의'하기 전에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 - "한국의 대화" 참여 후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삶의 현장이 있다. 사람들은 각자의 현장을 바탕으로 자기 몸에 맞는 주장을 찾아간다. 그렇게 나의 주장에 집중하다 보면, 남이 애써 찾은 주장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다른 것에 동의하거나 비동의하기 이전에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동의'는 가끔 어불성설이다. 나의 주장이 있으나 타인의 주장에 대한 입장은 없을 때, 가끔은 자신이 남의 것에 비동의한다고 착각하게 된다. 섣불리 입장을 확정짓기 전 남의 주장을 일단 이해하려면 내 것만큼이나 무거운 그 사람의 현장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대화는 어느 정도 필요한 방법이다. 지난 9월 23일,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코트(KOTE)에서 한겨레가 주최하고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주관한 “한국의 대화”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주장이 다른 사람과 적대감을 벗고 서로를 이해해보는 1:1 대화 프로그램이었다. 나와 대화파트너는 “동성 간의 혼인 또는 친구와의 가족구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구성자유를 보장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정 반대의 주장을 다뤘다. 세 아이를 둔 그는 ‘정상적인’ 가족을 이뤄 살아가는 삶을 ‘수준 높은 행복’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매일 특별한 것이 아니라, 평범하고 약간은 지루한 삶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 서로 동의했다. 다만 그 사람은 가족적인 중년의 삶을 살며 내게 없는 지혜를 터득한 사람 같았다. 나는 대화파트너에게 지금 가족과 안정적이고 즐거운지 물었다. 그는 모든 날이 즐겁지는 않지만, 대체로 그러하다고 답했다. 물어보지 않은 가족 간에 소소한 일화와 걱정, 그리고 뿌듯함을 생생한 표정으로 설명해주기도 했다. 격식과 예의를 갖추던 그가 툭 건드리면 팡 터져나오는 웃음처럼 잠깐은 영락없이 서글서글해졌다. 반면에 나와 젊은 친구들은, 한 이불을 펴고 누워서 우리 가족이 되자고, 서로 돌보며 살아가자고 유별난 꿈을 꾼다. 비록 구체적인 결심은 아닐지라도 우린 가끔 제3의 가족이 되기를 상상한다...

2024-01-26

비슷한 경험이 다른 결과를 도출하더라도

'한국의 대화'라는 콘텐츠에 참여하게 되었다. 사전 설문조사에서 10개 문항에 답변을 달았는데, 서로 답변이 다른 사람과 매칭되어 대화를 나누는 콘텐츠였다. 대화 장소에 도착하기 전, 큰 부담을 안은 채 계단을 올랐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더군다나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낯을 많이 가리는 나에겐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계단을 올라 대화 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신기하게도 떨림는 마음의 일부가 설렘으로 전환되었다. 청년활동을 하면서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주로 만났는데, 이곳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일상에서 청년층과 노년층이 한 공간에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마주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생소한 광경을 통해 설렘의 마음이 생겼을지 모른다.   나는 나이차이가 꽤나 있어보이는 분과 매칭되어 대화를 나눴다. 약 세가지 질문에 대한 대화를 나눴는데 첫 번째는 “회사가 어려운 상활일지라도 노동조합이 파업하는 것에 동의하나요?”라는 질문이었다. 나는 평소에 노동조합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활동또한 하고 있다. 파업은 노동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에 더 이상의 대화가 필요없다고 느끼는 주제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의견은 밖에서 상황에 따라 숨겨진 적도 있었다. 근무처에서 기관장이나 사업주, 직책있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면 노조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악마’라고 표현하는 모습도 꽤나 발견했다. 그래서 어느정도 나이가 있고, 직책있는 사람들에게는 ‘노조’활동을 한다든지, 파업에 찬성한다는 이야기를 쉽게 꺼내지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나와 대화하는 파트너분도 ‘파업에 동의하느냐’라는 질문에 ‘아니다’라는 답변이 체크되어 있었다. 답변을 확인하자마자 나는 곧바로 집으로 가고 싶어졌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노조’나 ‘파업’에 대한 의견을 내세우면 존중받지 못하고, 오히려 부정당하기 빈번했다. 대화파트너는 나에게 먼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우리가...

2024-01-26

다른 생각을 들여다볼 용기 - "한국의 대화" 참여 후기

만약 사회 이슈에 대해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대화해볼 기회가 있다면, 이에 쉽게 응할까? 분명한 건 이런 대화의 기회가 일상에서는 흔치 않다는 점이다. 살아온 경험과 나름의 이유로 다른 의견을 가지게 된 개인들은 도저히 접점을 찾기 어려운 대화상대일까 혹은 예상치 못한 소통의 길을 발견하게 될까. 이야기를 시도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한국의 대화" 1:1 대화실험   다양한 주제에 다른 답변을 한 상대와의 1:1 대화실험이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코트(KOTE)에서 열렸다. 바로 한겨레가 주최하고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주관한 “한국의 대화” 행사이다. 1:1 대화를 나누게 될 지정질문은 ‘노키즈존이 어린이에 대한 차별일까요?’ 였고 이에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대화시간이 한시간 넘게 주어진다는 점에 여러 생각이 들었다. 상대와 정말 말이 안 통하면 1시간동안 형식적인 이야기를 하며 버텨야 하나 라는 걱정과, 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화를 하다가 내가 설득당하면 어쩌지.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 라는 미묘한 경계심이 느껴졌다. 한편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날 일이 거의 없어서 만남 자체가 기대되기도 했다. 우리가 다른 의견에 대해 서로 얼마나 편하게 이야기 나누고 교류할 수 있을까.     노키즈존이 어린이에 대한 차별일까요?   먼저 상대는 공간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기본적인 공간의 사용 방식을 정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예컨대 차분한 카페 분위기를 내세워 영업을 하고 싶다면 주인은 노키즈존으로 공간을 운영할 수 있다. 합리적인 의견이었다. 한편 공간의 소유가 공간의 사용방식에 완전한 자유를 주지는 않는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카페나 식당과 같은 가게는 특성상 사람들이 공간을 누릴 권리, 공공성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득 카페에서 노트북을 하다가 3시간 이용시간이 지났다고 내쫒겼던(?) 경험이 떠올랐다. 그러자 상대는 가게에서 친구들과 술을 먹는데 아이들...

2024-01-26

[231115] 2회차 모임 : 내가 만나는 느낌표 : 데이터 검증하기

❗️내가 만나는 느낌표 : 데이터 캠페인 2회차 [ 2회차 순서 ] 체크인 데이터 검색 및 노하우 공유 데이터 업로드 안내 및 기록 회고 및 마무리 지난 주 활동에 이어, 데이터를 어떻게 찾고 모아야 하는지 고민해 본 시간! 11월 15일 진행한 두 번째 모임 소식을 전합니다😌   아동청소년 학대 이슈와 관련해 지난 주 뉴스기사, 법령, 보고서, 통계자료 등의 데이터를 하나의 시트에 모아봤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수집한 자료의 원본 데이터를 직접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찾아보기에 앞서, 어렵지 않게 데이터를 찾아보기 위한 몇 가지 팁을 듣고, 적용해보기도 했습니다.   (🔺 모은 데이터를 유형화하고, 관심있는 항목의 원본데이터를 직접 찾아보기) 방법과 팁을 충분히 나눈 뒤, 30분 정도 각자 작업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따로 또 같이, 궁금한 점은 실시간으로 나누면서요. 이렇게 찾은 데이터는 데이터 트러스트에 아래와 같이 아카이브해보았습니다. 참여자들은 통계 원본자료를 찾아 기록하기도 하고, 관련 법안에 대한 국회회의록 데이터를 찾아 업로드하기도 했습니다. 또 보건복지부에서 매년 발행하는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실태조사)'자료를 보고 연도별 데이터를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마무리 회고에서 각자 찾은 데이터를 간단히 공유했는데요. 각자의 데이터를 서치하고 수집하는 방법을 나누고, 찾은 데이터를 함께 나누다보니 공동으로 데이터를 모아가는 작업의 필요성에 자연스럽게 함께 공감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데이터 캠페인은 마지막 모임(11/22)에서는 데이터를 정리해 콘텐츠로 작성합니다! 혹시 모임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신청을 못하셨나요?  물음표 프로그램을 직접 설치(링크)해서 활용해보세요! 혹은, contact@campaigns.do 로 연락주세요~ 함께할 거리를 찾아봐요!!

2023-11-15

[231108] 1회차 모임 : 내가 던지는 물음표 : 정보 찾기

❓내가 던지는 물음표 : 데이터 캠페인 1회차 [ 1회차 순서 ] 데이터 트러스트 소개 자기소개 및 체크인 '물음표'를 활용한 정보수집 회고 및 마무리 지난 11월 8일, 두 번째 데이터 캠페인 첫 모임이 열렸습니다!😌😌 '아동청소년 학대' 이슈에 관심있는 15명 정도의 참여자들이 온라인으로 함께 모였는데요.   데이터 캠페인과 데이터트러스트를 간단히 소개한 뒤, 스프레스시트를 활용해 간단한 체크인을 진행했습니다. 내가 관심있는 주제나 이슈는 무엇인지, 이 캠페인에 무엇을 기대하고 참여했는지를 함께 나눠보며, 느슨하지만 끈끈한(?) 캠페인의 첫 발을 떼어보았습니다.   이어 '물음표' 기능을 활용해 내가 찾아보고 싶은/검증이 필요한 데이터를 열심히 모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웹사이트 내에서 궁금하거나 발췌하고 싶은 데이터 자료를 드래그해 물음표 버튼을 눌러보았는데요.   (🔺 물음표 기능을 통해 스프레드시트에 모은 아동청소년 학대 관련 데이터들) 2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각자 열심히 데이터를 모은 결과, 75개나 되는 데이터가 쌓였습니다. 아동청소년 학대 이슈와 관련돼있거나, 관련돼있다고 보이는 통계자료, 판례, 기사 등의 다양한 자료가 한 곳에 모아두니, 다양한 문제와 이슈들이 보입니다. 이어 마지막 순서로, 모은 데이터 중 함께 나눠보고 싶은 데이터를 소개하고, 간단한 회고로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찾은 데이터 중 조금 더 들여다보고 싶은 항목을 정해 원본데이터를 찾고, 기록해볼 예정입니다!   데이터 캠페인은 다음 모임(11/15)으로 이어집니다~🔥🔥 혹시 모임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신청을 못하셨나요?  물음표 프로그램을 직접 설치(링크)해서 활용해보세요! 혹은, contact@campaigns.do 로 연락주세요~ 함께할 거리를 찾아봐요!!

2023-11-08

23년 9월 13일, 데이터 캠페인을 마무리합니다~!

우리들의 온점 : 데이터 캠페인 3회차   순서 체크인 콘텐츠 작성 안내 콘텐츠 작성 및 공유 회고 및 마무리 2회차 모임 <내가 던지는 느낌표 : 데이터 검증하기>를 마무리하고 다시 모였습니다. 오늘은 3회차. 벌써 데이터 캠페인을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요.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들고, 함께했던 분들도 벌써 헤어지는 것이 아쉽다, 서로가 누구인지 더 이야기나눠보고 싶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물음표 - 느낌표 - 온점 내가 검증하고 싶은 데이터를 모아보면서 '이 데이터가 정말일까?' 하는 물음표를 던지고 직접 원본 데이터를 찾아보면서 '이런 데이터가 있구나!' 라며 느낌표를 띄운 다음 마지막은 우리가 찾은 데이터를 사람들에게 알리면서 데이터 캠페인의 온점을 찍어봅니다. 데이터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찾는 것만큼 '알리는' 행동도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내가 찾은 데이터를 누군가 활용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른 데이터로 연결될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는 그래서 '캠페인즈'라는 플랫폼에 데이터를 찾는 과정과 결과를 올려보기로 했어요. (캠페인즈 플랫폼. 누구나 사회 이슈에 대해 캠페인/투표/토론을 할 수 있다.) 각자가 작성한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각자의 관점에서 과정과 생각을 담은 멋진 글이 탄생했어요! 일본은 원전 오염수 피해자를 어떻게 보호하고 있을까요? 오염수 방류 후 윤석열 대통령은 수산시장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오염수 관련 정부 브리핑, 어떻게 소화해야 할까?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처리 계획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방사능 수치 검사는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이렇게 <데이터 캠페인 : 데이터를 모아 만드는 변화!> 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와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갈 모습을 기대해주세요~! (마지막에 즐겁게 남긴 단체사진. 다음에 또...

2023-09-13